
〈밀면과 막걸리, 향수의 여름〉
― 고향을 잃은 이들의 눈물과 해방감
Thank you for reading this post, don't forget to subscribe!부산의 여름, 땡볕 아래 피난민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국수를 찾았다.
평양냉면의 메밀 향을 잊지 못했지만, 남쪽 부산에는 메밀이 없었다. 대신 미군 원조로 들어온 밀가루와 전분이 그들의 손에 쥐어졌다. 그렇게 탄생한 국수가 바로 밀면이었다.
눈물로 끓여낸 피난민의 국수
밀가루와 전분으로 반죽을 치대고, 얇게 뽑아낸 면발.
고향의 육수는 없었기에, 닭뼈나 멸치, 다시마로 대신 끓였다.
식초 몇 방울, 설탕 한 숟갈을 넣은 국물은 허술했지만, 시원한 맛은 가슴속 설움을 달래주었다.
밀면은 고향을 잃은 피난민의 눈물로 끓여낸 국수였다.
막걸리 한 사발, 향수의 위로
밀면 곁에는 언제나 막걸리가 있었다.
누룩 향 가득한 막걸리 사발은, 뜨거운 여름날 지친 몸을 식히고, 고향을 잃은 설움을 달래주었다.
피난민들은 밀면을 후루룩 삼킨 뒤 막걸리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 순간, 땀방울과 눈물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밀면과 막걸리는 피난민의 향수와 여름 해방감을 동시에 안겨준 술상이었다.
여름의 해방, 술상의 웃음
골목마다 밀면집이 들어서고, 값싸고 푸짐한 한 그릇은 서민들의 여름을 지탱했다.
밀면 한 그릇으로 뱃속이 시원해지고, 막걸리 한 잔으로 가슴이 풀리면, 사람들은 잠시라도 전쟁을 잊을 수 있었다.
그 술상에서 피어난 웃음은, 곧 해방의 순간이었다.
결론 – 향수와 해방의 여름 술상
탐사 기자의 눈으로 본 밀면과 막걸리는 단순한 여름 음식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고향을 잃은 설움, 결핍 속에서 피어난 창조, 그리고 술상 위에서 잠시나마 웃음을 되찾던 피난민의 여름이 담겨 있다.
“밀면과 막걸리, 그 술상은 피난민의 향수와 여름 해방감을 동시에 담은 기억의 그릇이었다.”
